출판사 열린책들 디자인팀 특집

출판사 ‘열린책들’의 인장이 새겨진 책은 ‘보는 즐거움’이 있다. 소싯적 책은 지식의 보고이자, 재미의 산물이라고 배웠지만, 여기에 하나 더해져야 하는 게 표지를 보는 즐거움이다. 서가에 놓고 두고두고 보아도 질리지 않는 열린책들의 표지 디자인은 이미 정평이 난 바, 그들의 B컷을 보면서 독자들도 따라서 눈이 호강하길 바란다. 에디터 이안나

 

 

 

『달리기』디자인 김현우  

체코의 전설적인 마라톤 선수 ‘에밀 자토페크’의 전기적 소설로 오직 달리기에 전념한 화자의 인생을 그린 책이다. 팔을 휘저으면 달리는 주자가 그려진 표지와 땅을 디디며 힘차게 뛰는 발이 그려진 표지는 암울했던 시절, 사람들의 마음에 희망을 심어준 스토리를 담아 디자인했던 B컷들이다. 이 밖에도 시안이 열 가지 정도 나왔다. 하지만 달리기를 말하는 데 진짜 달리는 장면을 표지로 내세운 것은 사소한 재미가 가득한 프랑스 소설답지 못하다는 의견을 듣고, A컷은 빨간 신발과 거기에서 아지랑이처럼 피어 오르는 느낌을 가미한 타이포가 얹혀진 표지로 결정됐다. 생각보다 인쇄가 어둡게 나와 아쉬움이 남지만, 대신 표지 겉싸개를 벗기면 보이는 붕 뜬 신발 표지는 홀가분한 그때의 심경이 담겨 애착이 간다.

editor’s choice A cut 맞다네. B컷은 일본 소설을 떠올리게 한다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