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건축의 철학적 모험』디자인 김현우

열린책들에 입사한 후 처음으로 손을 거친 표지와 본문 편집이다. 처음에 표지 구상을 하면서 워낙 건축에 무지한 터라 현대 건축에 대한 느낌을 이미지적으로만 접근했었다. 시안을 저자에게 보내고 회신이 오고 나서야 이러한 접근 방법이 문제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이미지를 구성하는 시각적 요소들, 즉 의미를 부여하지 않은 사각의 프레임이나 이미지가 보여지는 구조들이 개념적으로 저서의 방향과 맞지 않거나, 오해를 불러일으킬 수 있다는 얘길 들었다. 건축이나 인문서를 작업할 때 이미지적으로만 접근하는 게 얼마나 위험할 수 있는지를 깨달았다. 하마터면 <잘 알지도 못하면서>라는 소리를 들을 뻔 했다.

 

editor’s choice A cut ‘철학적’이라는 말에 흠칫 놀라 작가의 손을 들어준다.

 

『오만과 편견』디자인 최영진

『오만과 편견』처럼 영화로도 잘 알려진 작품의 표지 디자인을 맡는 건 시작부터 참 부담스럽다. 그 이유는 이미 수많은 『오만과 편견』 표지가 존재하기 때문이다. 시작 과정에서 혼자 머리 속을 말끔하게 지우기 시작했다. 아무런 장애도 느껴지지 않는 순간에서야 ‘오만’과 ‘편견’이란 이틀이 보였다. 기억을 ‘리셋’하는 과정을 거쳐서인지 시안은 깔끔하게 두 개만 나왔다.

editor’s choice B cut 수많은 표지 중 ‘뒤엉킨 다리’ 표지는 본 바 없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