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 Remake Project⑪

당신의 디테일

여행과 사람은 흔히 냄새로 기억된다. 아무 것도 아닌 것들이 우리를 울리는 것처럼, 어쩌면 세상을 움직이는 것 역시 작은 것들인지 모른다. 다양한 분야의 젊은 예술가들에게 ‘디테일’이라는 단어를 건넸다. 해석과 표현은 자유. 그 디테일한 단어로부터 시작된 스펙트럼을 여기에 펼친다.

/ 에디터 유인경, 박현진, 박선주

/ 디자인 류보미

 

 

권예주

/ 활자공간 디자이

kye_ju1103@naver.com

공부한다는 마음으로 산돌고딕을 리디자인 해보았다. 산돌고딕은 ‘ㅇ(이응)’ 부분이 동글동글한 원의 형태가 아닌 미세한 마름모꼴 형태를 띠고 있다. 그것은 글자를 작게 써 놓고 보았을 때 ‘ㅇ(이응)’의 속공간을 넓혀주는 역할을 하여 글자가 좀 더 시원시원해 보이고 가독성을 높이는데 도움을 주는 장점으로 작용하기도 한다. 하지만 글자를 크게 사용하고자 할 때는 다소 어색해 보인다고 느꼈다. 그래서 ‘공’이라는 글자의 이응 받침을 크게 보았을 때 어색하지 않도록 동글동글한 형태로 수정해보았다. 녹색 라인의 글자가 원본이고, 빨간 라인의 글자가 리디자인한 것이다. ‘ㄱ(기역)’의 꺾임 부분이 조금 굵어 보이는 것 같아 굵기를 맞추었고, 모음 ‘ㅗ’는 약간의 곡선을 주어 디테일을 더했다.

 

 

 

 

최민아

/ 세종대학교 패션디자인학과

hawnbuin@naver.com

디테일이란 한 개체의 불필요한 부분까지를 포함한 전부를 자세하게 설명하는 것이라 생각한다. 나는 염료가 자유로우면서도 세세하게 흐르고 퍼지는 모양이 모두 드러나는 ‘마블링(marbling)’에서 디테일의 의미를 찾았다. 천을 다양한 염료로 염색하고 여러 기법을 활용하여, 디테일이 살아있는 마블링을 ‘Marveling on Space’라는 이름으로 디자인해 보았다.

 

 

 

오리나

/ 일러스트레이터

blog.naver.com/flskdlek

‘Detail of my Dream’. 어린 시절 꽤 오랫동안 같은 꿈을 꾸곤 했다. 하지만 꿈에서 깨고 나면 뚜렷한 기억 없이 흐릿한 잔상과 알 수 없는 감정만이 남았었다. 슬픔, 두려움, 두근거림, 무서움… 나는 디테일을 어떤 것을 구체화시키는 의미로 접근했고, 여기서 꿈이라는 무형의 형태를 지면 위에 시각화하여 묘사하고자 했다.

 

 

 

 

김동은

/ 건국대학교 커뮤니케이션디자인 졸업

www.dorakim.com

나는 서울에 사는 것이 좋다. 지하철을 자주 이용하다 보니 한강을 종종 지나는데 그때마다 시시각각 달라지는 한강이 보이고, 이어 서울이 보인다. 나는 그 점이 좋다. 2분 남짓 달리는 열차 안에서만 정면으로 보이는 한강대교들은 제각각 다른 얼굴을 하고 있었다. 그것이 나에게는 서울의 디테일이 되었다.

 

 

 

 

신혜원

/ 그림책작가

wonbook.tistory.com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할머님들을 그리며 그 주름에 앉아 있는 고난의 세월을 생각해본다.

 

 

 

 

양혜숙

/ 건국대학교 커뮤니케이션디자인 전공

sssook.egloos.com

문장부호는 글을 세밀하게 이해시켜주며, 하나의 글을 완성시켜주는 요소이다. 하지만 문장부호들만 있는 지면에는 구체적이지 않은, 뭉뚱그려진 추측들만이 존재한다.

 

 

 

 

 

이승재

/ 홍익대학교 일반대학원 사진학과

abracsacs@naver.com

일상에서 만나는 사소한 것(a matter of Detail)들은 보잘것없으면서도 견고하다. 몇 번이나 내 눈 앞을 지나갔지만 보지는 않은 것들. 하지만 그 일상은 어떤 혁명이 일어나도 변하지 않는 완강함으로 내 생활과 나를 이룬다.

 

 

 

 

 

각도 차이에 따른 글자의 이미지 변화

 

 

굵기의 차이에 따른 글자의 느낌 변화

 

 

주다영

/ 계원디자인예술대학 한글 타이포그래피 트랙 전공

dg0025.blog.me

디자인의 작업 전과 후의 모습을 통해 ‘디테일’이 완성되어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싶었다. ‘굵기 차이’ 작업에선 낱말 하나하나가 굵기의 차이로 인해 어떻게 느낌이 달라지는지를 보여주고자 했다. ‘디지털 보정 작업’은 캘리그래피 작업 중의 한 과정으로, 미세한 변화를 표현했다. 손으로 하지 못했던 자간 조절이나 실수가 생긴 부분을 디지털 작업으로 보충하고 제거하며 완성도를 높였다. ‘각도 차이’ 작업에서는 미세하게 틀려지는 각도에 따라 글자의 이미지가 변하는 것을 느낄 수 있도록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