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래된 물건에 디자인 입히기

이미 디자인계에서도 친환경, 그러니까 지구에 짐이 되어버린 물건에 디자인을 입혀 가치를 높이려는 움직임이 활발하다. 이는 ‘업사이클(upcycle)’이라는 단어로 정의할 수 있는데, 물건을 수리하여 다시 사용하는 것이 그냥 리사이클(recycle)이라면 ‘티오피’쯤 되는 것이 업사이클이다. 이러한 업사이클에 대한 새로운 가능성을 제시하고, 재능을 나누는 자리가 마련되었다. 12월 8일부터 진행되는 디자인메이드2010 오래된 선물 전이다.  에디터 이영진

 


디자인MADE(Manifesto for Annual Design Exhibition)가 기존의 수동적인 전시 문화와 차별화한 새로운 디자인 전시를 선언한지도 어언 5년이 지났다. 올해도 역시 ‘디자인메이드스러운’ 전시다. “녹색 실천, 그린 디자인” 구호만 외치던 기존의 재활용을 넘어서 지속가능한, 고부가가치를 창출할 수 있는 친환경 디자인 상품을 소개하고, 이것의 안정적 판로까지 모색하는 새로운 개념의 전시이기 때문. 게다가 젊은 디자이너의 참신한 아이디어부터 한국 미술계와 디자인계의 정상에서 활동 중인 작가들의 넓은 스펙트럼의 작업까지 고르게 살펴볼 수 있어 볼거리까지 더욱 풍성해졌다.

 

 

주목받고 있는 많은 작가들이 참여하는 이번 전시는 같은 주제를 각기 다른 성격의 전시장에서 선보인다. KCDF 갤러리에서는 장민승, 정재범+김하얀, 문화로놀이짱, 씨알드림+맺음이 주제에 관한 자료 아카이브 성격으로 작업과 작업 프로젝트의 과정을 함께 보여준다. 물품이 버려지고 잉여되는 시스템의 방식을 고민하고 그 과정을 디자인적으로 푸는 프로세스 디자인 솔루션에 관한 것. 롯데갤러리에서는 장응복, 이자희, 이상진, 하지훈, 이장섭, 내촌목공소, 오프닝스튜디오, 이에스더가 소품, 가구, 일러스트레이션 등 고부가가치의 하이 엔드 디자인 작품을 소개한다. 코엑스의 엑스포는 서울과학기술대, 숙명여대, 계원예대에서 선발된 학생 10여 명이 사람 사이의 관계가 디자인으로 어떻게 발전될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재능기부적 성격이 강한 전시다. 학생부터 영디자이너, 유명 디자이너까지 이들의 업사이클에 대한 고민과 발상을 두루 관람하는 동안 재활용에 대한 인식 그리고 디자인에 대한 폭넓은 사고와 무한한 상상력까지 ‘업’되어 있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