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EMAKE PROJECT 19
위트, 반짝
살다 보면, 선의의 거짓말이 필요한 순간이 있다. 떨어지는 컵 앞에서 순발력이, 그녀 앞에서 진정성이 필요한 순간이 있다. 인생의 중차대한 결정 앞에서 혹은 품절 임박의 히트 상품 앞에서 “지금은 용기를 내야 할 때”도 있다. 그리고 반짝, 위트가 필요한 순간이 있다.
에디터 박선주, 김상미
디자인 류보미
김소희
일러스트레이터 / ohyats.blogspot.com
<아줌마>
보라색 작은 꽃이라 불리우는 제비꽃은 화려하지도, 향이 강하지도 않기에 유심히 살펴보아야 그 존재와 그 아름다움을 알 수 있다. 어느새 아줌마라 불리우는 그대들에게 꽃과 같은 이름을 불러주고 싶다. 낡은 벽 아래 제비꽃을 보며.
<돼지그림>
돼지를 보았을 때 가장 먼저 고기가 떠오른다. 하나로 인식되어 버리면 더는 다른 것으로는 보이지 않는 것일까? 돼지가 하늘에 떠 있는데도 말이다.
김찬호
한경대학교 디자인학부 졸업 / boot006@naver.com
카드라는 소재는 게임이라는 상황을 포함한다. 게임에는 일정한 규칙이 있고 승패도 있다. 그 안에는 좌절도 있을 수 있고, 승리의 환호도 있을 수 있다. 이것을 우리 삶의 모습에 비추어 본다면 조커가 게임의 특별한 능력이듯이 위트란 무겁게 살아가는 사람들에 대한 즐거운 제안이 아닌가싶다. 작품 속에선 조커와 서커스단 동물들이 서커스 단장의 눈을 피해 위트라는 글자 뒤에 숨어있다. 무슨 잘못을 저질렀는지는 모르겠으나 “화내지 말아요. 단지 농담이었어요.”라는 말을 던지고 있다.
김태호
연세대학교 시각디자인학과 / th.welove@gmail.com
4계절을 의미하는 사계(四季), 그리고 4마리의 닭을 의미하는 사계(四鷄), 둘 사이의 오묘한 조화. 이 작업을 무려 비발디의 <사계>에서 영감을 받아 제작했다고 하면,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냐고 할 테지만, 아이러니하게도 한밤중에 들려오는 비발디의 <사계>와 함께 배달된 치킨은 묘한 영감을 가져다 주었다.
봄의 테마-통통통 스프링처럼 뛰노는 병아리
여름의 테마-뜨끈뜨끈 삼계탕 반신욕
가을의 테마-Fall in love : 사랑하‘계’ 해주세요
겨울의 테마-눈싸움
위트, 그중에서도 특히 언어유희는 실없이 들리는 가벼운 농담으로 여겨질 수도 있다. 하지만 이처럼 가벼운 것이, 너와 나의 무거운 분위기나 어색함을 누그러뜨리는 데에는 참 효과적이다. 그래픽디자인의 위트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무겁고 어려운 단어와 알 수 없는 무언가가 아닌, 가볍지만 쉽게 이해하고 웃을 수 있는 위트를 통해서, 너에게 나의 생각을 전달하고자 한다.람쥐.
채수경
서울과학기술대학교 시각디자인학과 / chusegirl.blog.me / chusegirl@naver.com
<전, 인재입니다.>
보통 작업을 할 때 주변 사람들에게서 아이디어를 많이 얻는다. 요즘, 주위에 취업 준비생이 많아 취업용 자소서(자기소개서)를 위트 있게 디자인하면 재밌을 것이라 생각했다. 그리고 실제로 친구 3명의 특성을 캐릭터로 잡았다. (1. 여러 상황에서 임기응변에 강한 친구 / 2. 의리 있고 뚝심 있는 친구 / 3. 뛰어난 패션감각과 센스를 자랑하는 친구) 기존 자소서의 형식과는 다르게 글은 최대한 줄이고, 그래픽 요소로만 표현하고자 했다. ‘전 인재입니다’라는 당당한 카피를 통해 그래픽을 돋보이게 했다. 머리 싸매고 자소서 쓰는 순간에도 우리 모두 위트를 잃지 않길 바라며.
이다영
홍익대학원 메타디자인학부 시각디자인학과 / da0_0@naver.com
<이것은 위트입니다.>
위트라는 것이, 보여져야만 위트라고 생각하지 않았다. 위트는 은근히 보여지는, 직접적이지 않은 것이라 생각했다. 위트를 그런 방식으로 보여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생각하다가 반의어로 위트를 보여줘야겠다고 생각했다. 위트가 표면상으로 드러나지 않지만 이건 위트이다. 개념을 반대로 뒤집어서 표현하면 다시 그것이다. 우선 위트의 반의어를 찾고 그 반의어를 뒤집어 표현했다. 그리고 이 반의어가 반대되어(뒤집어져) 표현되었다는 것을 말하기 위해 보색 및 빛과 그림자, 없어지고 생성되는 그래픽 요소를 넣었다. 밑에는 위트의 사전적 정의를 적었다.